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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걸은 면적 안에 몇 명이 사는가

Joel Renk글쓴이 Joel Renk··읽는 데 약 1분

걷기 앱들은 전부 거리로 말합니다. 몇 킬로미터, 몇 걸음, 몇 칼로리.

면적으로 말해도 여전히 추상적이에요. 0.15제곱킬로미터가 넓은 건지 좁은 건지 감이 안 옵니다.

그래서 단위를 바꿔 봤습니다. 사람으로요.

서울의 밀도

서울은 면적 605.21제곱킬로미터에 인구 약 930만 명입니다. 1제곱킬로미터당 약 1만 5천 7백 명이에요.

자치구별로는 편차가 큽니다. 2020년 기준으로 양천구가 1제곱킬로미터당 25,017명으로 가장 높고, 동대문구 23,979명, 동작구 23,141명이 뒤를 잇습니다. 낮은 쪽은 종로구, 서초구, 용산구예요.

걸은 거리를 사람으로 바꾸면

걸으면 주변 30미터 폭이 드러납니다. 양옆으로 15미터씩이요. 5킬로미터를 걸으면 0.15제곱킬로미터입니다.

인구밀도5km 걸을 때 지나는 사람
서울 평균15,700명/km²2,400명
양천구25,017명/km²3,800명

오늘 저녁에 5킬로미터를 걸었다면, 2천 4백 명이 사는 땅 위를 지나온 겁니다. 양천구라면 3천 8백 명이고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블록 하나가 빈 땅이 아니라는 얘기예요. 거기에는 사람이 살고 있고, 서울에서는 그 숫자가 아주 큽니다.

서울을 다 걸으면 얼마나 걸리나

계산은 간단합니다. 하루 5킬로미터면 0.15제곱킬로미터, 서울은 605.21이니까:

  • 서울 전체: 약 4,035일, 그러니까 11년
  • 자치구 하나 평균(24.2km²): 약 161일, 5개월 남짓

11년은 길어 보이지만, 5개월은 해볼 만하죠. 그리고 이 계산에는 큰 전제가 하나 있는데, 뒤에 적어 두겠습니다.

밀도가 높다는 건 걷기에 무슨 뜻인가

여기가 진짜 하고 싶은 얘기예요.

밀도가 낮은 도시에서 5킬로미터를 걸으면 대부분 주차장, 창고, 빈 땅, 도로를 지납니다. 같은 5킬로미터가 한국에서는 훨씬 많은 생활을 지나가요. 가게가 더 많고, 골목이 더 촘촘하고, 블록당 사람이 더 많습니다.

바꿔 말하면 한국 도시에서는 걷기의 단위 거리당 수익률이 높습니다. 500미터만 벗어나도 완전히 다른 생활권이 나오는 건, 밀도가 높은 나라에서만 되는 일이에요.

동시에 같은 이유로 손해도 큽니다. 늘 같은 길만 다니면, 밀도가 낮은 도시에서 같은 습관을 가진 사람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안 보고 지나치는 셈이니까요.

네 가지 방법

  • 구 하나를 목표로 잡으세요. 서울 전체는 11년이지만 자치구 하나는 5개월입니다. 끝이 보이는 단위여야 계속합니다.
  • 밀도가 높은 쪽부터. 같은 거리라면 사람이 많이 사는 블록이 내용이 많습니다. 대로변보다 주거지 안쪽이에요.
  • 숫자를 사람으로 환산해서 보세요. 0.15제곱킬로미터는 와닿지 않지만 2,400명은 와닿습니다. 같은 사실인데 체감이 다릅니다.
  • 안 가본 블록을 빈칸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실제로는 수천 명의 생활권이고, 그게 이 계산의 요점입니다.

원리는 현실판 전장의 안개에 있고, 면적을 행정구역별 퍼센트로 바꾸는 건 내 도시의 몇 퍼센트나 걸었는지에 정리해 뒀어요.

솔직하게 덧붙일 것

위의 11년과 5개월은 겹치는 길이 하나도 없다는 가정입니다. 실제로는 집 근처를 계속 반복해서 지나가기 때문에 훨씬 오래 걸려요. 이 숫자들은 목표가 아니라 상한선이고, 실제 진도가 그보다 느린 건 당연합니다.

밀도가 높은 게 더 좋다는 말도 아닙니다. 인구밀도는 그 땅에 몇 명이 사는지를 말할 뿐이고, 걷기 좋은 동네인지와는 다른 얘기예요. 여기서는 "안 가본 곳이 비어 있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단위로만 쓴 겁니다.

수치는 등록인구 기준이고 자치구별 밀도는 2020년 자료라서 지금과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안개는 실외에서 GPS로만 걷힙니다. Fogbreaker는 iOS와 안드로이드에서 무료예요.

밀도가 높다는 건 결국 단지와 골목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단지를 가로지를까, 돌아갈까사라지기 전의 골목길에 이어서 써 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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